박은영 삼세한방병원 전문의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는데요. 오늘은 삼세한방병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계시는 한방 부인과전문의 박은영 과장님과 함께 유산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박은영 과장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박은영 과장님 안녕하세요?
삼세한방병원 과장 박은영입니다

질문 1) 오늘 주제가 유산과 대처법인데요. 우리나라의 출산률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전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난임 사업은 꾸준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산이나 조산에 대해서는 공론화되지 못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임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신을 한 후, 관리를 잘해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막상 임신을 한 이후에는 사회적 관심과 배려를 받지 못하며, 유산이나 조산의 징조가 있거나, 유산이나 조산을 했을 때의 대처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나 사회적인 공감대가 아주 부족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자연유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2009년 만 4천여명에서 2013년 만 7천여명으로 연평균 3.9%씩 증가했으며, 특히, 츌산율이 높은 30대 여성의 경우 5년간 총 5만 2천여명이 진료를 받았고, 연평균 5.4%의 꾸준한 증가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질문 2) 한 해에 만 명 이상의 아이가 유산이 된다니 놀라운 수치네요. 그렇다면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유산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자연 유산의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기 힘듭니다. 모체의 경우. 감염, 만성 소모성 질환, 내분비 이상, 영양실조, 약물 복용, 노화된 생식세포, 자궁의 이상, 자궁경부무력증, 면역학적 요인 등 다양하구요~ 태아측과 아버지측 요인으로는 염색체와 관련하여 원인을 보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임신을 하고, 임신이 유지 되는 것을 자궁 뿐만 아니라 다른 장부들, 특히 신장과 관련해서 파악을 하며, 몸 전체의 기혈과 연관시켜 파악합니다. 신장의 기운이 약해져서 태반을 잡아주는 기운이 약해지면 유산이 되는 경우가 많구요. 기혈이 허약한 경우, 혈열이 있는 경우, 약물이나 음식을 잘못 먹은 경우, 임신부의 질환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수면 습관과 식습관, 환경호르몬의 영향 등을 들 수 있구요.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진출로 인해 결혼과 임신 시기가 늦어지고, 출산 전까지 과다한 업무 스트레스나 과로에 노출되는 것도 원인으로 들 수 있습니다.

질문 3)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산이 되려고 할 때, 유산이 안되도록 하는 것일텐데요. 한방에서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 맞습니다. 유산이 되기 전 치료를 잘하여 임신이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한의학에서는 이를 태반을 안정시킨다고 하여 안태(安胎)라고 합니다. 아까 원인을 신장의 기운 약화, 기혈허약, 혈열을 대표적으로 말씀드렸는데요.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신장이나 비위의 기능을 보하거나, 기혈을 보하거나, 혈분의 열을 끄는 한약을 처방하여 주로 치료하구요. 필요한 경우 침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질문 4)그런데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소문도 있고, 한약에 중금속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 주변에서 한약을 먹는 것을 꺼리는 경우를 가끔 보는데요. 임신부의 경우에는 더 민감하실거 같습니다. 임신을 했을 때 침을 맞거나 한약을 먹어도 괜찮을지 걱정을 하는 청취자분들이 많으실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임신부가 침을 맞거나 한약을 복용하는 것은 모두 괜찮습니다. 특히 절박유산의 경우 산부인과에서도 해줄 수 있는 치료가 한정되기 때문에 한방치료를 함께 받으면 임신을 유지하고, 이 후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데 큰 도움이 되며, 절박유산에서 양방 호르몬 단독 치료에 비해 한약 치료와 양방 호르몬 치료를 병행한 경우 더욱 효과적이었다는 체계적 고찰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분들께서는 한의원에 오시면 아픈 곳에 침을 맞는다는 인식이 강하신데요. 그래서 혹시 유산 전조증이 있으면 배에 침을 맞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시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임신부의 경우는 배에는 침, 뜸, 부항 등 어떠한 자극도 하지 않으니 걱정마시구요.

동의보감을 비롯한 한의학 서적에는 임신부에게 금해야 하는 혈자리와 한약재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한한의사협회에서도 침구학회, 본초학회, 한방부인과학회의 자문을 받아 임신부에게 침, 뜸, 한약을 처방 하는 경우의 금기사항에 대해 안내하고 있습니다. 임신 기간 중의 치료는 임신 주수와 임신부의 상태에 따라 매우 신중해야 하므로, 이러한 금기를 잘 지킬 수 있는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은 저의 친언니도 2013년도에 결혼하여 2014년 가을에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임신 8주쯤에 질출혈이 있고, 복통이 있어서 유산이 될 뻔 하였습니다. 그 때 초음파로 1주일에 한번씩 경과를 관찰하면서 한약을 15일 복용한 후, 출혈이 멎었으며, 작년 6월에 건강한 조카가 태어났습니다. 지금도 건강히 잘 크구 있구요. 너무 걱정마시고 진료하시는 원장님을 믿으시고 치료받으시길 바랍니다.

질문 5)임신을 했을 때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불가피하게 유산이 되었다면 그 이후의 치료도 중요할 거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맞습니다. “유산 후와 출산 후 중 어느 쪽을 더 조리해야 할까요?” 하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출산 후라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동의보감을 보면 정상적인 출산은 정산(正産)이라고 하고, 유산은 반산(半産)이라고 하여 유산 후 조리의 중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정산(正産), 즉 정상적인 출산은 마치 밤송이의 밤이 익으면 그 껍질이 스스로 벌어져 밤과 밤송이 모두 조금도 손상이 없는 것이고, 반산(半産) 즉, 유산은 덜익은 밤송이를 쪼아서 껍질을 부수고 껍질과 알맹이를 훼손하여 밤알을 꺼내는 것과 같다. 자궁이 손상되고 나서 태가 아래로 내려온 것이니 유산을 한 후에는 10배의 조리를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유산 후에는 자궁내부에 생긴 손상, 호르몬 불균형 등을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자궁의 어혈을 제거하여 자궁내막의 유착을 방지하여 다음 임신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음파상에서 자궁안에 혈액이 보이지 않더라도 기능적으로 어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혈은 자궁 내의 순환장애를 일으켜 산후풍, 생리통,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 2차적인 질환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완전 유산이 되었거나, 소파술을 받으신 후 한의원을 내원하시면 한약을 처방해드리며, 경우에 따라 침치료를 함께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산을 하신 후에도 국민행복카드 사용이 가능하니 참고하셔서 혜택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질문 6)그렇다면 건강한 임신을 위해 임산부가 평소에 주의할 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서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하구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과격한 운동 및 과로를 피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숙면이 중요합니다. 또한,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임신중 하루 20킬로 이상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 과체중이나 저체중, 음주, 야간 교대근무가 유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 음주, 야간 교대근무를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흡연은 자연 유산과 저체중아 발생을 증가시키므로 임신을 준비중이라면 반드시 금연합니다. 그리고 임신 3주에서 8주까지는 태아의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감기약, 수면제, 진통제등의 약복용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질문 7) 마지막으로 한말씀 해주시죠.

-유산을 하고 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책을 하는 경우가 많으신데요. 임신 초기 유산의50%정도는 염색체 이상으로 생깁니다. 즉, 엄마나 아빠가 임신후에 잘못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따라서 자신의 잘못으로 유산했다고 죄책감을 갖지 마시고, 새로운 2세를 기다리며 조리를 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거 자연 유산의 경험이 있거나 다낭성 난소증후군, 자궁선근증, 자궁내막 유착 등 임신 전 난임관련 질환이 있었던 경우나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 고령 임신 등에서는 정상적인 임신 유지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하시길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3번 이상 자연유산이 연속해서 나타날 때 습관성 유산이라고 하는데요. 특징적으로 같은 임신 개월 수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 임신에서 유산을 경험했던 분이라면 다음 임신에서 비슷한 시기에 주의를 하시고 조금이라도 증상이 보이면 진료를 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앵커멘트)오늘 유산과 대처법에 대해 부산시 한의사협회 지식정보위원 삼세한방병원 박은영 과장님을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주신 박은영 과장님, 감사합니다.

박찬민 기자  highha@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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